정월 대보름
한 많은 가슴에 응어리진 사연담고
동녁 하늘에 얼굴 내비칠때면
네 모습 바라보며 소원빌려는 사람들
합장하고 고개숙인다.
수많은 사연 담아 만삭된 몸으로
하늘에 걸렸으니 힘들것도 같은데
세상만사 바라보는 네 얼굴에 미소는
행복이 넘쳐나 부럽기만 하구나.
보름달이 떠오르면 쥐불놀이 정신없고
웃동네 아랫동네 불깡통 돌리면서
불쌈하는 모습들도 옛추억으로 스며들고
세월의 여정속에 잔주름만 굵어간다.
별빛 하늘에 걸린 달이 중천으로 떠오르면
자식 찾는 엄마 목소리가 귓전으로 다가오고
아쉬움 남겨두고 발길 돌리는 아이들은
얼굴에 검은 분 바르고 터덜 터덜들어온다.
글/ 綠茶한盞
대보름날 새벽에는 귀밝이술 부럼깨물기
부시시 잠이덜꺤채 어머님 성화에 못이겨
부럼 깨물던 기억이 새록합니다
구들장이 싸늘해지는 새벽녘이면 얼른 군불
지펴놓고 호두,잣,땅콩,밤 대신
집안에 흔하게 먹을수있는 고구마 무우
그런것들을 각지게 잘라서 쟁반에 담아오시던
어머님의 때묻은 무명앞치맛 자락의 냄새가
새벽공기 타고 방안으로 쏴 하던시절이 그려집니다
앞산 솔가지에 보름달 떠 오르면 동네아이들
먼저 산으로 올랐고 아이손잡고 어머님까지도
앞산을 올랐습니다
달이뜨면 하염없이 빌고 빌으시던 거치른 두손
어머님의 기도는 절실한 삶의 일부분이신듯
정갈한 기도소리를 간간히 듣기도했지요
달빛이 온세상을 비출때까지 쥐불놀이에
정신없었고 검정색으로 얼굴을 덫칠한 아이들의 모습은
세상에서 가장 천진한 모습이지요
달뜨기전 먹었던 오곡밥 한바탕 달맞이 놀이에
시장끼를 느끼면 2차 놀이시간이 기디라던때
또래끼리 모여모여 집집마다 찰밥 동냥에 나섭니다
나름대로 분장한 모양새에 웃음이 저절로
대문열고 찰밥 동냥의 묘미도 생생합니다
누구나 그날엔 아이들이 찰밥동냥 올거라는 걸
짐작하고 어머님들은 몇그릇 여유로 챙겨두곤 했지요
보름날은 아이들의 세상
아련한 추억속에 젖는 중년의 지금도 보름이면
행복한 추억을 되짚을수 있어 행복합니다
산불의 피해가 우려되어
동네 마다마다 달짚태우기 행사가 진행됩니다
개울 한가운데 쌓아둔 달집 더미에
달뜨는 시간에 맞춰 불지피면 온 동네가 불길에 쌓여
대보름만의 맛을 볼수있어 기다려집니다
주름진 어머님들의 소원종이는 재가되어 흩어지고
마음의 위안으로
한해를 무탈하게 꾸려가는 힘이 될테니까요
대보름날 불피우는 이유는 풍년을 기약하고
더위팔기.부럼깨물기 귀밝이술 등...
우리들새시 풍습에는 지혜와 중요한 뜻이 담겨있어
오늘까지 전해오며 그맥을 유지해가는
우리 고유의 아름다운 풍습에 오늘하루 달맞이로
가족과 이웃의 행운과 복을 빌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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