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입문기(2) - 1부 박노진 배드민턴은 중독성을 가진 몇 안 되는 운동경기다. 아마추어들은 단식보다는 복식에 더 많은 재미를 느낀다. 남성과 여성의 실력차가 어지간해서는 차이를 느끼기 어렵기 때문에 혼복도 잘 치는 편이다. 고수들에게는 하면 할수록 즐거운 운동이지만 초보자들은 쉽게 재미를 붙이지 못하는 운동이기도 하다. 가장 큰 이유가 고참과 신참의 실력차이가 많이 때문에 고참들이 같이 쳐주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기 운동하러 오지 신참들 실력 키워 주려고 아까운 시간 낭비(?)하지 않으려는 것이다. 처음 며칠은 아이와 같이 난타를 주로 쳤다. 레슨은 아마도 2월이 되어서야 받은 것 같다. 하루 이틀 나오면서 아는 얼굴도 생기고 조금씩 눈인사도 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마침 천안클럽 이동수 회장님(지금은 직전회장이지만)이 예전에 같은 벤처모임을 하고 있어서 괜히 혼자 반가웠다. 그리고 보니 아는 얼굴도 보인다. 작년까지 1부 회장님이셨던 롯데안경원 사장님은 우리 네 가족 단골 고객이었으니 근데 처음엔 잘 몰라보셔서 좀 거시기했지만 곧 알아봐 주셨다. 2부에 있는 강순우회원님은 같이 마라톤 클럽에 있어서 좋았다. 아직 천안클럽에서는 뵙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게 어딘가 싶었다. 나는 식당을 하고 있는데(식당 얘기는 나중에 다시 하기로 하자) 바로 옆 식당을 하시는 어미촌 사장님께서도 같은 1부 회원이시네! 그래 저래 인사나누다 보니 여러분들을 알게 되어 조금 덜 심심하기는 하다. 그래도 아들과 난타만 치는 것은 아무래도 한계가 있고 재미도 떨어지는 법. 가끔 어르신들과 김부장님(일명 하드트레이닝 전수 대빵)께서 난타를 쳐 주시곤 했다. 하지만 아직도 초보자들이 별로 없고 있어도 잘 모르는 사이라 어색하고... 같이 쳐도 공 맞추기 급급하다. 어떤 날은 혼자서만 있다가 돌아오는 날도 많았다. 선배분들이 배드민턴 치다 보면 그런 날이 많을 거라고 하셨지만 막상 그런 날은 솔직히 기분도 언짢고 잘난 사람들만 있는 것 같아 나가고 싶은 생각도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꾸준히 나가려고 노력했다. 아들래미도 있으니 그나마 덜 심심했다. 드디어 내 밑에 초보가 한 명 들어왔다. 여자분인데 키가 나보다 더 커 보였다. 근데 말을 못 붙이겠다. 뭔가 있어 보이고 나보다 더 열심히 연습하고 일찍 나오는 것이 예전에 한 폼 한듯한 모양이다. 그려, 너는 너고 나는 나다. 나나 잘 하면 되지. 남 쳐다보면 뭐하나. 인사는 대충 했고 아직 레슨 초기로 아직 공도 치지 못하고 라켓으로 연습만 하는 처지라 같이 난타를 치자는 소리도 못했다. 그러던 중 후배 한 명이 배드민턴을 친다는 소리를 듣고 자기도 하겠다고 한다. 올커니, 만만한 놈 하나 들어오면 덜 심심하겠다 싶어 얼른 데리고 와 인사시키고 같이 연습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니 조금 더 있다 안경점 최사장이라는 초짜가 또 들어오는 것이 아닌가? 슬슬 초보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당시 ·1부에 우리들 초보 바로 위 고참들이 네 분 있었는데 지금 1부 회장님, 음봉 생태찌개 김 철수 사장님, 대전으로 간 전 회장님 그리고 키 큰 한 분 이렇게 4명이 매일 돌아가면서 게임도 하고 재미있게 운동하는 것을 보고 은근히 샘도 나고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 어느 날 통성명을 하고 나니 철수 사장은 나랑 동갑이라서 바로 말 터고 가끔 시간나면 난타도 쳐주곤 하였다. 군대에서 제일 무서운 고참이 바로 위 고참인데 이분들은 자기들이 설움(?)을 당해봐서 그런지 친절하게 대해 주어서 무척 고마웠다. 아직 배드민턴에 본격적인 취미를 붙이지 못한 시기라서 술 먹은 다음 날은 자주 빠지곤 했는데 자칫하면 영영 포기할 뻔한 일이 생겼다. 병원에 계신 아버님께서 갑자기 상태가 악화되셔서 중환자실로 옮겼다. 그리곤 채 이틀이 되지 못해 자식들과 작별인사도 못하고 영영 떠나셨다. 1월 하순에 대학원 해외연수가 일주일간 잡혀져 있는데다 식당일까지 겹쳐놔서 배드민턴은 뒷전으로 밀려났고 당장 눈앞에 있는 장례식부터 치르는 것이 급선무였다. 순천향병원 영안실에서 조문을 받고 있는데 갑자기 최 약사 회장님과 철수 사장님 그리고 박 경화 총무님을 비롯해 몇 분의 배드민턴 회원분들이 찾아오시는 것이다. 오히려 내가 깜짝 놀라 어떻게 오셨냐고 물으니 식당에 갔다가 소식을 듣고 오셨단다. 클럽에 가입한지 한 달도 되지 않았고 잘 모르는 사이라 알리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 싶어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이렇게 찾아오시다니 .... 또 한 번 천안배드민턴 클럽 회원분들의 마음 씀씀이에 눈물이 날 지경이다. 무사히 일을 치르고 연수까지 다녀오니 벌써 2월이 되었다. 연습을 빼먹은 날이 며칠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마 회원분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그냥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그 때 찾아오셨던 분들 때문에라도 나가지 않을 수 없었다. 새로 몇 분이 더 들어오신 것 같고 그 여자분(지금 배드민턴 레슨 총무맡고 있는 윤 혜숙반장)은 이미 나보다 더 진도가 빨라 보였다. 그래도 어떡하랴. 이왕 시작했으니 다시 붙잡고 해볼 수밖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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