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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금맥찾기 시리즈 ⑪- 배드민턴 '금빛 효자 종목' 대를 이어라

까망도올 2008. 8. 4. 12:57

[베이징올림픽] 금맥찾기 시리즈 ⑪- 배드민턴 '금빛 효자 종목' 대를 이어라
문현구기자 brando@joynews24.com
역대 올림픽에서 한국의 최고 '효자 종목'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것이 '배드민턴'이다.

지난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배드민턴이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이후 2000년 시드니 올림픽을 빼고는 모두 금메달을 거둬줬기 때문이다.

무게가 5g에 불과한 배드민턴 셔틀콕의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30km에 이를 정도다. 그야말로 찰나에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배드민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 다시 한번 한국 배드민턴 영광의 역사가 쓰여질지 기대된다.

참고로, 이번 베이징 올림픽부터는 점수 제도가 기존의 1 세트 15점 서브포인트제에서 21점 랠리 방식으로 바뀐다. 경기진행을 더 빨리 하기 위한 조치이다.



◆한국 '배드민턴' 메달사(史)

1990년대의 기라성같은 한국 배드민턴 스타들은 메달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했다.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던 첫번째 대회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 2, 은 1, 동 1개라는 우수한 성적을 내며 '효자 종목'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금메달 2개는 남자복식(박주봉-김문수조), 여자복식(황혜영-정소영조)에서 나왔으며, 은메달은 여자 단식(방수현), 동메달 1개는 여자복식(길영아-심은정조)에서 획득했다. 참고로, 바르셀로나 대회때는 혼합복식은 포함되지 않아 남녀 단.복식 등 모두 4종목이 열렸다.

4년 뒤인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는 혼합복식까지 포함돼 모두 5개의 금메달이 걸리게 됐다. 여기서 한국은 다시 한번 배드민턴 강국임을 입증하며 금 2, 은 2개를 획득했다.

금메달 2개의 주인공 가운데 1명은 이전 대회에서 아쉽게 단식 은메달에 머물렀던 방수현으로 드디어 올림픽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안았다. 또 다른 금메달의 주인공은 혼합복식(김동문-길영아조)팀이었다. 그리고 은메달은 여자복식(길영아-장혜옥조)과 혼합복식(박주봉-라경민조)에서 나왔다.

그러다가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선 조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라이벌 중국이 금메달 4개, 인도네시아가 1개를 휩쓴 가운데 한국은 남자복식에서만 은메달(이동수-유용성조) 1개, 동메달(김동문-하태권조) 1개씩을 얻는 데 그쳤다.

바로 이전 대회인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한국 배드민턴은 다시 한번 힘찬 비상을 하며 금 1, 은 2, 동 1개를 수확했다. 남자복식에서 한국 선수끼리 결승에서 만나 김동문-하태권조가 금메달, 이동수-유용성조가 은메달을 나눠 가지며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는 쾌거를 이뤘다. 또한 복식에 비해 늘 약세로 분류됐던 남자단식에서 손승모가 은메달을 따내는 개가를 올렸고, 세계선수권대회 등에선 늘 좋은 성적을 거두고도 올림픽과는 인연을 가지지 못한 여자복식의 라경민이 이경원과 한 조가 돼 동메달을 따냈다.

이렇게 배드민턴은 4번의 올림픽에 참가해 금메달 5개, 은메달 6개, 동메달 3개를 수확하면서 진정한 '효자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사진=남자 단식 메달 기대주 이현일]


◆라이벌 중국의 '텃세'를 뚫어야

이렇게 배드민턴은 전통적인 '효자 종목'이지만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는 쉽게 긍정적인 기대를 내놓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우선, 세대교체 실패로 인해 스타급 선수를 육성하지 못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이후 김동문,하태권,이동수,유용성,라경민 등 배드민턴계의 간판급 선수들이 줄줄이 은퇴했지만 이후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발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한 아테네 남자단식 은메달리스트였던 손승모는 이후 발바닥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베이징행 티켓도 놓쳤다.

한국 배드민턴의 현전력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예로 2006년 12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을 들 수 있다. 당시 한국 배드민턴은 32년만에 '아시안게임 노 골드'라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아울러 탁구와 함께 배드민턴 역시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는 중국이 홈에서 경기를 치른다는 점도 강력한 경계요소로 등장했다. 특히나 중국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미국을 제치고 종합 1위를 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밝히고 있어 한국으로선 겹치는 메달 유망 종목마다 중국의 '텃세'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최대 관건으로 등장했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린 중국오픈 배드민턴 대회에 참가했던 남자 복식의 정재성-이용대(이상 삼성전기)조는 8강전에서 중국과 맞붙다 심판들의 엄청난 편파판정에 그만 손을 들고 한국 배드민턴 사상 처음으로 경기를 중도 포기한 채 코트를 걸어나온 바 있다.


[사진=남자 복식 정재성(왼쪽)-이용대조]


◆금메달의 영광을 안길 주인공은...

메달권에 가장 근접한 종목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는 남자 복식이다. 정재성-이용대조는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보인 바 있으며, 현재 세계랭킹 3위에 올라 있다.

정-이조는 준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현 세계랭킹 1위인 인도네시아의 키도-세티아완 조와 만나게 되며, 세계랭킹 2위인 중국의 카이윤-후하이펑조는 결승에 가야 만날 수 있는 등 초반 대진운이 썩 나쁘지만은 않다.

여기에 또 다른 남자 복식조인 이재진-황지만조 역시 언제든 메달권 진입이 가능한 수준이어서 기대를 받고 있다.

여자복식에서는 세계랭킹 4위 이경원-이효정조가 4강 진입을 목표로 나서지만 중국의 높은 벽을 어느 정도 감당해야 할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인 혼합복식은 이용대-이효정조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으며, 함께 나서는 한상훈-황유미조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남자단식에서는 대표팀 이탈 파동을 겪은 이현일이 다시 컨디션을 찾고 있는 가운데 함께 출전하는 박성환도 기대주로 꼽힌다.

그러나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중국이 남녀 단.복식, 혼합복식 등 5개 종목 모두를 싹쓸이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만리장성'의 벽을 어떻게 넘어서느냐에 따라 '전통적 배드민턴 강국' 한국의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