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마을에 미모와 재주를 겸하기로 소문난 처녀가 살았다. 동네 총각들이 다투어 추파를 던졌지만 대꾸도 않는다. 모두가 마음에 들지 않는 난봉꾼 같았으니까. 그러던 어느날 그동안 동네 여타 총각들과는 달리 조용히 지켜보던 한 총각이 처녀가 꿈적도 않는 것을 보고 자기가 한 번 나서보기로 마음 먹고 종이에 문서 적(籍)자를 적어 처녀의 집 뒤뜰로 돌아가 처녀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마침 처녀가 뜰로 나오는 것을 본 총각이 종이를 담 넘어 처녀 앞으로 던졌다. 이것을 줏어 본 처녀가 담 밖의 총각을 힐끔보더니 방으로 들어간 얼마후 다시 나와서 곱게 접은 종이 쪽지를 담 밖 총각이 있는 곳으로 던져 주는 것이 아닌가. 이 총각이 받아 본 쪽지에는 占四口牛頭不出(점사구우두불출)이라 적혀 있었다. 이를 본 총각은 담장 안의 처녀에게 눈을 맞춰 주고는 만족한 미소를 머금고 유유히 사라졌다. 그런데 총각이 적어 준 문서 적(籍)를 해자(解字)하면 대나무 죽(竹) 머리에 옛 석(昔)자가 있고, 昔자는 20일을 이렇게 쓰기도 하며, 그 왼쪽의 글자는 올 래(來)자로 읽는다. 이를 풀이하면 총각이 던진 글자는 오는 스무날(저녁)에 대나무 숲으로 오겠느냐고 물었던 것인데, 이에 처녀의 답장이 가관이다. 占四口牛頭不出은 파자(破字)한 것인데 이를 짜 맞춰보면 점 네개가 있고 그 아래에 입 구(口)를 놓으면 말씀 언(言)이 되며, 소머리(牛頭)에 뿔이 없다(不出)고 했으니 이는 낮 오(午)가 된다. 이들을 합자(合字)하면 허락할 허(許)가 되니 그 총각에 그 처녀라.... 아마도 그 동안 처녀가 찾았던 총각은 이렇게 글줄이나 읽고 파자(破字)놀이를 할 줄 아는 유식한 한량을 찾았던 모양 아닐까....ㅎ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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