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드민턴

무궁화 배드민턴클럽’

까망도올 2007. 6. 8. 18:19
강동경찰서 직원들로 구성 된무궁화 배드민턴클럽’
단일경찰서 경찰클럽으로 클럽전국클럽리그제에 나선 것은 이들이 처음
직업특성상 남자들만 활동…남 일하는 시간에 운동하는 것도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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뺑소니 차량을 쫓는 지구대 순찰대원도, 신출귀몰 도둑을 잡는 형사도, 조직폭력배도 겁내는 체중 100㎏ 거구의 형사들도 13.4×6.1m(복식 기준) 공간에서 날개짓하는 4.75~5.5g짜리 셔틀콕에 쩔쩔맨다.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 수월하게 셔틀콕을 넘기는 옆코트 아주머니들과 사뭇 비교된다. 하지만 얼굴에는 열정이 가득하고 응원의 목소리는 높다.
 
국민생활체육협의회가 주최하는 전국클럽리그제에 도전장을 던진 '무궁화배드민턴클럽'은 강동경찰서 소속 현직 경찰로만 이뤄져 있다.

경찰서 직원들로 구성된 클럽의 전국클럽리그 출전은 이들이 최초. 지난해에 이어 2번째 도전이다. 이들은 연일 라켓을 휘두르며 오는 7월 시작될 배드민턴 강동구 지역예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지난 해 예선 탈락의 아픔을 올해는 반드시 씻겠다는 각오. 전국클럽리그제는 배드민턴을 비롯, 축구·탁구·테니스·족구 등 생활체육 10종목에서 1년 동안 시도별 예선을 통해 우승팀을 뽑고, 이들 간에 결선리그를 치르는 경기다.
 
지난 2004년 창설된 무궁화클럽이 강동구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부터다. 강동구청장배 종합 2위를 차지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강동구는 뛰어난 생활체육클럽이 많아 경쟁이 치열한 지역. 경찰이라는 직업 특성상 인원 부족과 연습량 부족 등의 악조건을 이겨내 더욱 빛이 난다.
 
연습시간은 오전 11시~오후 1시, 2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3교대 근무의 유일한 틈새 시간으로 전체 60여명 중 15명 내외가 모이면 다행이다. 타 클럽의 경우 200여명 이상 되는 인원이 3~4시간씩 연습하는 데 비하면 열악하다.
 
처음에는 회원 대부분이 "배드민턴 정도야…"라는 생각이었지만 이내 혼쭐이 났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아주머니의 노림수에 건장한 30대 남성회원들이 망신을 당했다.

5년 경력의 박승철 경장(34·명일지구대)은 "배드민턴은 '중독'이라는 표현이 꼭 맞는다"라며 "밤샘 근무에 시달린 뒤에도 배드민턴을 치면 한결 몸이 가뿐하다"라고 예찬론을 펼쳤다.
 
최근 '무궁화'의 소망은 혼합복식과 여성복식에도 선수를 출전시키는 것. 어렵게 여성 회원 1명을 키웠지만 대회를 앞두고 안타깝게 다리를 다치며 기권했다. 결국 올해도 남성복식만 출전한다.

생활체육 배드민턴대회는 복식만으로 순위를 가른다. 무궁화클럽 회장 이인수 경사(52·천호지구대)는 "강동구연합회에 가입하며 본격 생활체육클럽으로 인정받았고, 경찰서라는 울타리를 넘어 일반인들 가깝게 지내는 계기를 만들었다"라며 "배드민턴 하나로 건강과 경찰 이미지 제고 등 많은 부분을 이뤄낼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